
계획에 없었던, 부모님과 유럽여행 35일 시작~
미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세계일주를 하겠다고 선언했었다.
매년 휴가를 내어 여행을 다니면서도 세계일주 계획도 함께 그렸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미나가 세계여행을 하리라 생각했다.
2018년 2월부터 1년간의 자체 안식년을 갖고 세계여행을 떠난다고 했다.
나도 가고 싶었지만 이미 동생은 여행 메이트가 있었기에 마냥 부러워만 했는데...
2017년 4월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떠났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35일 동안 걷고 돌아와 '까미노 블루'에 빠졌다.
무기력함과 우울함, 그리움에 지친 내가 다시 일어설 힘을 갖게 된 것은
동생의 여행에 합류하고 싶다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책장에 묵혀있던 세계여행 책자를 꺼내 밤새도록 읽고 또 읽었다.
소박하게 먹고, 숙소를 잡는다면 2천만원 남짓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조심스레 미나에게 합류할 수 있는지 물었고, 감사하게도 동생 친구(로사)는 나를 받아주었다.
여행경비를 벌면서 힘들 때마다 10개월 뒤 떠나게 될 여행을 떠올리며 버티고 버텼다.
그 와중에 점점 마음속에 불안한 감정이 싹트고 있었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하는 걱정은 바로 부모님이었다.
우리가 떠나 있을 동안 부모님이 아프면 어쩌지? 집에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어쩌지?
8개월 정도의 여행기간동안 어떤 안 좋은 일도 일어나선 안 되는 거였다.
사실 이 걱정은 부모님을 위한 것이라기보단 내 마음이 편하고자,
여행 도중 돌아오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걱정이었다.
젊었을 때는 휴가기간에 패키지로 여행도 많이 다니신 부모님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여행을 떠나는 건 동생과 나였다.
좋은 곳에 가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즐거움을 우리만 누리는 게 미안했다.
미나도 신경 쓰였는지, 처음에 떠날 아시아에 부모님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한사코 필요없다던 엄마가 한 대답은 놀라웠다.
아시아는 가까워서 언제든 갈 수 있으니 갈 거면 유럽을 가고 싶다는 거였다.
그것도 한 달 이상!
미나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여행메이트에게 동의를 구해야 하니까...
정말 감사하게도 로사는 우리 부모님과의 35일간 여행도 받아주었다.
세계여행 일정 중에 유럽에서는 자동차를 렌트해 돌아다니기로 했었다.
60이 넘으신 부모님과의 여행이기에 자동차 여행에 합류는 좋은 선택이었다.
가족과 동생 친구와의 여행.
어색하면서도 설레고 걱정되면서도 감사한 여행이 시작되었다!
2018년 5월 25일
나는 부모님을 모시고 미나와 로사가 있는 로마로 떠났다.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입국심사대에서 할 말들을 여기저기 적어갔는데
입국심사관은 반쯤 누운 자세로 제대로 보지도 않고 도장을 찍어주었다.
준비한 것이 무색할 만큼 빠르게 심사가 끝났다.
그래도 열세 시간의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도착했으니 다행이다. ^^
미나가 떠난 지 3개월 만에 우리는 로마에서 다시 재회했다.
약간은 상기되고 어색한 만남의 인사를 하고 숙소로 향했다.
한식을 먹지 못했을 동생들을 위해 라면과 고추장, 김치 등을 선물했다.
저녁 늦게 도착한 숙소 근처 바에서 간단히 술을 마시며 회포를 풀었다.
내일부터 시작될 여행을 각자의 생각대로 그리며 잠에 든다.
그동안 꿈꿔왔던 부모님과 유럽여행, 첫 가족 유럽여행 이제 즐겨보자!
#부모님과유럽여행 떠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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